NTV 드라마 '섹시 타나카 씨'는 2023년 10월부터 12월까지 지상파에서 방송되었다. 원작자의 갑작스런 죽음과 함께 제작과정에서 각본을 둘러싼 분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NTV는 6개월이 지나서야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드라마 제작시 원작자의 권리는 무엇이며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섹시 타나카 씨'를 둘러싼 분쟁을 정리한다.
1. '섹시 타나카 씨 문제' 원작자의 죽음
드라마 '섹시 타나카 씨'(セクシー田中さん)의 원작자로 만화가인 아시하라 히나코(芦原妃名子)가 2024년 1월 말에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했다. 아시하라는 1월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와 블로그에 드라마 각본과 관련해 제작사와 견해 차이가 있었다는 글을 올렸다. 이틀 뒤에 이를 삭제한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3일 뒤인 1월 29일 도치기현 닛코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 향년 50세였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현장 상황 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하라는 2005년에 '모래시계'(砂時計)로 쇼가쿠칸(小学館) 만화상 소녀부분상을 수상했다. 발행부수는 누적 700만부를 넘었다. 이 만화는 2007년 TBS에서 드라마로 방송되었으며, 2008년에는 영화로 개봉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Piece'로 쇼가쿠칸 만화상을 수상했다.
아시하라의 죽임이 보도되자 만화가와 팬들을 중심으로 출판사와 제작자에 설명과 견해를 요구하는 의견이 잇따랐다. 그러나 NTV는 아시하라의 죽음이 보도된 날에 홈페이지에 "최종적으로 허락을 얻은 각본을 결정원고로 해 방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세한 설명과 경위조사에 대한 언급이 없자 소셜미디어에는 비판이 쇄도했다.
이후 2월 26일 기자회견에서 NTV 이시자와 아키라 사장은 외부 변호사 2명을 포함한 사내 특별 조사팀이 조사를 시작했으며, 조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조사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공격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가 난립해 분위기가 가라앉기까지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쇼가쿠칸은 2월 8일 홈페이지를 통해 조사중이라고 밝혔으며, '섹시 타나카 씨' 편집을 담당한 편집자 일동도 별도로 성명을 발표했다. 향후 영상화에서 원작자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시하겠다고 했다.
2. 드라마 '섹시 타나카 씨'
드라마 '섹시 타나카 씨'는 NTV에서 2023년 10월부터 12월 말까지 10회로 방송되었다. 편성시간은 일요일 오후 10시 30분이었다. 주연은 키나미 하루카(木南晴夏)가 맡았다. 제작은 NTV 자회사 AX-ON이 담당했다.
각본은 1~8회까지는 아이자와 토모코(相沢友子)가 담당했지만, 원작자 아시하라의 요구로 9~10회는 아시하라가 맡았다. 시청률은 첫회가 7.2%로 시작해 이후 5~6%대를 오르내리다 마지막회는 5.6%로 마감했다. 전체 평균시청률은 6.1%이었다. 이 드라마는 왓챠에서 볼 수 있다.
3. NTV 조사보고서
만화가 아시하라의 갑작스런 죽임으로 NTV는 발칵 뒤집혔다. 2월 26일 기자회견에서 조사팀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후 5월 31일 NTV는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작사와 원작자, 출판사 쇼가쿠칸 사이에 원작의 내용변경에 대한 인식이 달랐으며, 원작자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아 일부 장면을 재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NTV는 원자자와의 조정이 부족했다고 인정했으며, 보고서에서는 내용변경에 원작자와 괴리가 있었다고 했다.
드라마는 모두 10회로 구성되었는데, 원작이 마무리되지 않아 10회는 원작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작자는 의견이 맞지 않는 제작사를 불신했으며, 9회와 10회는 자신의 창작에 포함시키지 말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어 각본가 교체를 강하게 요구했으며, 최종적으로 원작가자 직접 나서서 각본을 작성했다.
도중에 하차한 각본가 아이자와는 "9회와 10회에도 자신의 아이디어가 사용되었다"며 제작진 명부에 협력으로 자신의 이름을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원작자는 이를 불허했다.
원인은 제작사가 당초 원작자가 내용변경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제작을 진행해 원작자로부터 불신이 샀기 때문이다. 원작자가 출판사 쇼가쿠칸을 통해 문의한 장면은 촬영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촬영이 끝났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결국 촬영하지 않은 사실이 원작자에게 전해져 재촬영을 하게 되었다. 제작자는 촬영현장에 불편을 줄까봐 사실과 다른 대답을 했다고 인정했다. 원작자를 존중하지 않은 무리한 제작이 원작자를 죽음으로 몰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드라마 제작기간은 방송이 시작되기 전까지 6개월로 짧았다고 했다. 보고서에서는 방송 시작 1년 전에는 기획을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작진도 문제가 있었다. 제작경험이 짧은 프로듀서가 담당했다. 일본의 프로듀서는 한국의 PD와는 달리 제작을 총괄하고 예산을 기획한다.
4. 원작자 인격권
아시하라가 원작자로서 드라마가 만화 내용에 충실하기를 기대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밝힌 내용에도 "드라마로 제작하려면 '반드시 만화에 충실할 것'" 등 집필중인 원작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으며, 출판사 쇼가쿠칸과도 논의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번 문제로 원작자 인격권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저작작의 이익을 위한 저작재산권과 함께 저작자가 가진 권리이다. 양도나 상속이 불가능한 권리로 공표권과 성명표시권, 동일성 유지권이 포함된다. 이중에서 동일성 유지권은 저작자의 뜻에 반해 내용을 마음대로 변경하는 것을 막기 위한 권리이다.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원작자와 영상제작자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만화가협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회원에게 계약 등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상담하도록 요청했다. 해외에서는 분쟁을 막기 위해 원작자와 제작사 사이에 영상화 협상과 계약을 담당하는 대리인제도가 일반화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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