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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드라마와 콘텐츠 투어리즘2: 료마전의 경제적 효과

by Emeth Media 2024. 2. 11.

NHK 대하드라마 중에서 콘텐츠 투어리즘의 관점에서 성공한 드라마 중에 하나가 2010년에 방송된 ‘료마전’이다. 이 드라마는 고치현에만 535억 엔의 경제적 효과를 낳았으며, 나가사키시에도 182억 엔으로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하드라마 ‘료마전’의 성공비결과 콘텐츠 투어리즘에 미친 영향을 정리한다.

 

대하드라마 '료마전'(출처: NHK)

사카모토 료마: 일본 근대화 이끈 라스트 사무라이

일본의 역사적 인물 가운데 널리 인기를 끄는 인물이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 1835~19867)이다. 특히 일본 근대사에 끼친 영향을 적지 않다.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라스트 사무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자료는 많지 않기 때문에 일본 근대정치에 미친 영향은 주변 인물과 서간 등을 바탕으로 추측한 부분이 적지 않다. 그의 생애에는 공백도 있으며, 이에 소설과 드라마에서는 작가적 상상력으로 이를 매우고 있다. 게다가 32살에 세상을 떠났다.

 

 

료마는 고치현의 유복한 상인 집안에서 막내로 태어났다. 그는 사무라이였지만 폭력보다는 외교력을 내세워 근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유명해졌다. 도쿠가와 막부는 쇄국정책으로 통상을 거절했으며, 통치에도 문제가 적지 않았다. 료마는 도쿠가와 막부로는 변하는 세계 흐름에 맞출 수 없다고 생각했으며, 통일국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의 주장은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료마는 막부를 붕괴시키기 위해 당시 세력이 강한 사츠마번과 초슈번의 동맹을 제안했다. 이를 삿초동맹(薩長同盟)이라고 한다. 한편 막부가 통치권력을 스스로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대정봉환’(大政奉還)이라고 하며, 제15대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를 이를 수용해 1867년에 메이지시대가 열렸다.

 

내전의 군사정권을 끝내고 메이지시대를 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료마는 대정봉환 한달 뒤에 암살당해 그가 꿈꾸던 시대를 보지 못하고 사라졌다.

 

NHK 대하드라마 ‘료마전’

NHK는 1968년에 ‘료마가 간다’(竜馬がゆく)를 방송한 적이 있다. 2010년 대하드라마 ‘료마전’은 후쿠야마 마사하루(福山雅治)를 내세웠다. NHK는 대하드라마의 시청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 2008년 11월에 주인공을 발표했으며, 2009년 4월에는 주요 캐스팅을 발표했다. 각본과 연출도 거물급으로 내정했다. 각본은 후지TV의 ‘HERO’ 등을 맡았던 후쿠다 야스시(福田靖), 연출은 NHK에서 특집드라마 등을 제작한 오토모 케이시(大友啓史)가 담당했다.

 

대하드라마 '료마전'(출처: NHK)

 

2000년대 이후 대하드라마의 시청률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2008년에는 평균시청률 24.5%가 올라가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2019년에 방송된 ‘이다텐’(いだてん)은 8.2%까지 추락했다. 2023년에 방송된 ‘어떡할래 이에야스’(どうする家康)는 11.2%이었다.

 

수신료를 재원으로 하는 NHK는 시청률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대하드라마는 편당 8,000만 엔 정도 제작비가 든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일정한 시청률을 확보하지 않을 경우에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드라마의 무대를 전국 각지로 확대하며 전국에서 시청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료마전’은 미츠비시그룹 창업자 이와사키 타로우(岩崎弥太郎)의 눈으로 본 료마의 생애를 4부로 나누어 묘사했다. 이와사키역은 카가와 테루유키(香川照之)가 맡았으며, 그는 나레이션도 담당했다. 평균시청률은 18.7%이었다. 전년 작품보다 시청률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드라마 촬영지는 인기가 높았다.

 

 

료마전과 콘텐츠 투어리즘

NHK는 특별전시회를 도쿄와 교토, 고치현, 나가사키현에서 개최했다. 료마의 편지와 유품 등 170여점을 전시했다. 대규모 전시회에 입장객이 쇄도했다. 도쿄는 14.1만, 교토 6.7만, 고치 3.2만, 나가사키 4.6만이었다. 또한 전국 각지에서 사진전으로 열렸다.

 

 

대하드라마 전시관도 인기였다. 나가사키에 설치된 료마전 전시관은 입장객이 46.6만을 기록했다. 고치현 등에 설치된 료마 만남전은 92.4만이 방문했다. 전시관이 있는 관광지는 지자체와 여행사가 적극적으로 홍보해 관광객을 유치했다.

 

대하드라마 료마전의 경제적 효과

일본은행 고치지점은 ‘료마전’이 고치현에 미친 경제적 파급효과를 애초 409억 엔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효과는 535억 엔이었다. 이는 고치현 총생산의 2.4%를 차지한다. 관광객이 소비한 직접 효과가 342억 엔, 선물과 식품 등 관련산업에 미친 생산유발효과는 193억 엔이었다.

 

2010년 1월부터 12월까지 고치현 숙박자수는 전년대비 19%가 증가했으며, 당일치기 방문자도 29%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연간 관광객수는 201만 명이었지만, 2010년에는 435만 명으로 급증했다. 사카모토기념관은 보통 14만~20만 명이 찾았지만 2010년에는 48만 명으로 2.7배나 늘었다.

 

 

고치현은 료마전 효과를 이어가기 위한 후속대책도 마련했다. 2011년에 료마전 박람회를 개최했다. 드라마에서 사용된 료마 생가 셋트를 고치역 앞에 설치했다. 이에 2011년에 고치현 방문자는 388만 명이었다. 재방문자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재방문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료마 패스포트’를 도입해 9만 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후 관광객수는 400만 명까지 늘어났다.

 

고치현에 설치된 대하드라마 '료마전' 셋트장(출처: 高知新聞)

 

고치현은 이미 2006년에 대하드라마 ‘공명의 갈림길’(功名が辻)이 방송되었을 때는 108억 엔의 경제적 효과를 양산했다. 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료마전’의 주요 무대가 됨에 따라 광역지자체가 협력해 관광객 유치를 적극적으로 준비해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료마전’을 보고 나가사키시를 방문한 관광객은 103만 명에 이르렀다. 나가사키시에 미친 경제적 효과는 182억 엔으로 추산된다. 직접 효과가 104억 엔, 간접 효과가 77억 엔이다. 이는 나가사키경제연구소가 분석한 데이터이다. 나가사키시는 ‘료마전’ 관련 시설로 4곳을 선정했다. 이들 시설의 운영과 투자비로 7.3억 엔을 투입했다. 이러한 사전대책이 효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나가사키시는 후속대책도 강구했다. 대하드라마 효과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지 않도록 관광자원 개발에 나섰다. 전통행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MICE 유치와 세계유산 후보지 활용, 유학생 유치 등을 추진했다. 지자체는 대하드라마 무대를 유치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해 후속적인 관관산업 진흥까지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