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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드라마와 콘텐츠 투어리즘3: KBS 대하드라마와 문경에코월드

by Emeth Media 2024. 2. 12.

들어가며: 대하드라마와 콘텐츠 투어리즘

한국에서 KBS(한국방송) 대하드라마는 일본 NHK의 영향을 받았다. 1981년부터 시작된 KBS 대하드라마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40년이 넘은 장수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은 10% 내외를 오르내리고 있지만, 시청률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기 콘텐츠이다.

 

대부분 문경시에서 촬영되는데 문경시는 역사드라마 촬영장과 관광자원을 활용해 에코월드를 조성했다. KBS 대하드라마를 둘러싼 콘텐츠 투어리즘을 정리한다.

 

KBS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출처: KBS)

 

KBS 대하드라마

KBS가 역사드라마에 대하드라마라는 타이틀을 붙인 것은 1981년 이후이다. 1981년에 ‘대명’을 시작하면서 대하드라마라는 타이틀을 사용했다. 2022년 5월까지 1TV에 편성했지만, 2TV에서도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방송했으며 2023년 11월에 ‘고려거란전쟁’을 편성했다.

 

 

작품은 현재까지 모두 34편이 방송되었다. 시대적 배경은 삼국시대부터 일제시대까지 다양하다. 역사에 기반한 드라마가 많지만,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한 드라마도 있었다. 이는 역사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것이다.

 

대하드라마의 방송횟수는 50회 내외가 일반적이지만, 시청자의 반응을 보며 늘리기도 한다. 예를 들면 1987년에 방송된 ‘토지’는 103회나 방송되었다. 이후에도 1994년 ‘찬란한 여명’ 100회, 1996년 ‘용의 눈물’ 159회, 1998년 ‘왕과 비’ 186회, 2002년 ‘무인시대’ 158회, 2004년 ‘불멸의 이순신’ 104회, 2006년 ‘대조영’ 134회, ‘2008년 ‘대왕 세종’ 100회 등이었다. 가장 횟수가 긴 작품은 2000년에 방송을 시작한 ‘태조 왕건’으로 2년에 걸쳐 200회나 방송되었다.

 

문경새재오픈세트장(출처: 한국관광공사 https://korean.visitkorea.or.kr/)

 

작품마다 시작하는 달이 달라 연초가 아니라 4월이나 6월, 10월에 시작된 경우도 있었다. 드라마 길이는 작품에 따라 천자만별이다. 짤은 경우 50분에서 길 때는 180분인 경우도 있었다. 2023년에 대하드라마가 2TV로 옮기면서 중간광고가 들어가 방송시간도 늘어났다가 최근에는 드라마 길이가 짧아졌다.

 

매년 한편씩 50회 내외를 편성하는 NHK와는 달리 편성과 방송시간 등이 아직 고정되어 있지 않다. 주1회 편성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주2회로 늘린 경우도 있었다. 유연한 편성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거버넌스에 의해 편성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역사드라마의 시청층은 남성이다. 소재가 정치나 전쟁과 같이 무겁기 때문에 중장년층이 주로 시청했는데, 최근에는 젊은층의 시청도 늘고 있다.

 

 

평균시청률은 2004년 ‘불멸의 이순신’이 22.0%, 2006년 ‘대조영’이 26.9%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이외는 10%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2020년대에 들어서는 더욱 시청률이 하락했다. 2023년 11월에 시작한 ‘고려거란전쟁’은 5~10%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하드라마 촬영장

대하드라마는 역사를 무대로 펼쳐지기 때문에 문화유적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경복궁이나 용인민속촌은 역사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촬영지이다. 이들 유적은 일반 관람객도 있기 때문에 촬영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에 전용 세트장을 만들어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의상과 도구 등도 고증을 거쳐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비가 많이 든다. 세트장을 만들 경우는 재활용을 통해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촬영장을 매개로 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방문자를 늘리고 지역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문경새재오픈세트장(출처: 문경관광진흥공단 https://www.mgtpcr.or.kr/)

 

문경새재오픈세트장

KBS 대하드라마는 작품에 따라 촬영장이 다르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촬영장은 문경새재오픈세트장이다. 이 오픈세트장은 2008년에 설립되었다. KBS가 2000년에 역사드라마 촬영을 위해 촬영장을 세웠다. 문경시는 이를 활용해 오프세트장으로 리모델링했다.

 

오픈세트장은 7만 제곱미터의 부지에 궁궐과 양반집, 초가집 등이 들어서 있다. 세트장에는 경복궁과 광화문 동궁, 교태전 등 103동, 기와집 5동, 초가집 22동 모두 130동의 세트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간여행으로 조선시대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오픈세트장은 조선시대에 맞춰 제작되었다. 대하드라마를 촬영할 때는 시대적 배경에 맞춰 보완하고 있다. ‘태조 왕건’을 촬영하기 위해 궁궐과 초가집 등 고려시대의 마을을 재현했다. 태종 이방원도 문경에서 촬영했다. 문경새재는 조선시대에 과거를 보러 가는 길이 보존되어 있다. 대하드라마 촬영장으로 활용되면서 역사드라마 촬영장으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현재는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5개 세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대별 세트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대하드라마 이외에 역사드라마 촬영 중심지가 되고 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90여 편이 촬영되었다.

 

문경새재오픈세트장(출처: 문경에코월드 http://ecorala.com/)

 

KBS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문경시에 있는 문경세재오픈세트장과 가은오픈세트장에서 촬영하고 있다. 이 대하드라마는 공영방송 5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로 고려 현종과 감감찬의 영웅담을 담고 있다. 고려와 거란의 제2차, 제3차 전쟁을 주로 다루었다. 원작은 길승수의 역사소설이다.

 

가은오픈세트장

문경시에는 SBS 역사드라마 ‘연개소문’을 촬영한 가은오픈세트장도 있다. 이 세트장은 석탄박물관 옆에 위치하고 있다. 시대적 배경이 삼국시대이기 때문에 고구려의 평양성과 안시성, 신라궁, 요동성 등을 재현했다. ‘연개소문’ 이외에 ‘근초고왕’과 ‘세종대왕’, ‘정도전’ 등을 촬영하기도 했다. 석탄박물관과 오픈세트장을 동시에 둘러 볼 수 있어 관광객도 많다.

 

가은오픈세트장의 역사드라마 촬영장면(출처: 문경에코월드 http://ecorala.com/)

 

문경시 관광정책과 문경에코월드

문경시는 역사드라마 유치에 적극적이다. KBS와 드라마 제작지원 협약을 맺었다. 또한 이를 관광자원과 묶어 관관진흥에 나서고 있다. 관광자원을 묶어 문경에코월드를 홍보하고 있다. 에코월드는 생태와 에너지, 영상 복합문화테마파크이다. 생태공원인 문경새재 어드벤처파크도 있다.

 

 

문경시는 873억 원을 투입해 에크월드를 조성했다. 일제시대에 개발된 뒤, 1994년에 폐광이 된 은성탄광을 재개발해 1999년에 석탄박물관과 역사드라마 촬영장으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백두대간의 생태와 문화를 체험하는 ‘에코타운’과 야외 체험형 시설 ‘자이언트 포레스트’를 묶어 에코월드로 단장했다.

 

 

에코월드는 캐릭터도 개발했다. 곰과 수달, 토끼, 다람쥐, 병아리 등으로 만든 ‘랄라스타즈’가 홍보에 나서고 있다. 에코월드 방문자 수는 2022년에 22만여 명으로 나타났다. 아직 가야할 길은 아직 멀지만 한국형 콘텐츠 투어리즘의 모델로 그 가치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