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ntent+tourism

아침드라마와 콘텐츠 투어리즘: '아마짱'과 지역 관광

by Emeth Media 2024. 2. 15.

NHK 아침드라마 ‘아마짱’(あまちゃん)은 2013년 4월부터 9월 말까지 방송되었다. 아침드라마로는 88번째 작품이었다.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시나리오였다.

 

스토리는 해녀가 되려던 주인공이 생각하지도 못한 일로 인기를 얻어 지방 아이돌로 성장하는 과정과 이후 그룹을 결성해 도쿄에서 활동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2011년 3월에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을 배경으로 고향에 돌아와 지역재건에 노력하는 모습으로 설정했다.

 

아침드라마 '아마짱'(출처: NHK, https://www.nhk.jp/p/ts/XZ1LQNZ4VN/)

 

아마짱: 지방 아이돌의 성장 이야기

주인공은 노우넨 레나(能年玲奈)이다. 2012년에 오디션에서 1,953명을 제치고 주인공에 캐스팅되었다. 아침드라마 출연 이후 국민적인 아이돌로 성장했다. 이후 예명 ‘논’으로 배우 이외에 음악, 성우, 버라이어티 등으로 활동을 넓혔다. 2014년 영화 ‘핫 로드’로 일본아카데미상 신인배우상을 수상했다. 2022년 개봉한 영화 ‘Ribbon’은 주연과 함께 각본, 감독까지 담당했다. 그러나 TV드라마에서는 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 이유는 소속사와의 갈등이었는데, 이는 후술한다.

 

 

이 드라마의 평균시청률은 20.6%로 전작을 웃돌았다. 2006년 하반기에 방송된 아침드라마 이후 7년 만에 평균시청률 20%를 넘어섰다. 거의 대부분 주에서 최고시청률이 20%를 넘어섰다. 지상파방송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재방송과 녹화를 시청한 경우도 많았다. VOD를 통해 다시보기 시청도 아침드라마로서는 드물게 상위에 올랐다.

 

오랜만에 고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전개가 빠르고 패러디와 오마주 등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아마짱’에서 나오는 대사 ‘제 제 제’는 화제를 불렀다. 2013년 유행어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그해 NHK의 대표적 연말 오락프로그램 ‘홍백가요전’에서 ‘아마짱’ 특별무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고시청률과 함께 DVD(1~3)도 총 5만 4천 장이나 팔렸다. 관련 서적도 초판 4만 부가 날개 돋친 듯 팔려 1만 부 증쇄했다.

 

 

노우넨, TV에서 사라지다: 매니지먼트의 갑질?

노우넨은 무명에서 아침드라마로 일약 스타로 발돋음했다. 2013년 상반기에 가장 인기를 끈 여배우로 노우넨이 1위에 올랐다. 그러나 2016년 이후 TV에 출연하지 못했다. 문제는 연예매니지먼트와의 갈등이었다. 노우넨은 ‘레프로 엔터테인먼트’라는 기획사에 소속되었다.

 

 

‘아마짱’과 영화 ‘핫 로드’가 끝난 뒤, 재계약을 원하지 않았다. 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기획사가 계약연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조문이 들어 있었다. 결국 2년 연장에 합의했다. 언론에서는 연예계의 압력, 이지메라고 보도했다.

 

아침드라마 '아마짱'(출처: NHK, https://www.nhk.jp/p/ts/XZ1LQNZ4VN/)

 

보도에 따르면, ‘아마짱’에 출연 당시 노우넨의 월급은 5만 엔이었으며, 이후 20만 엔으로 올랐다고 한다. 레프로는 배우로 육성하기 위한 비용과 주거비, 교통비, 의상비 등을 제공했으며, 보너스도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계약 이후에 노우넨에게 일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실명인 동시에 예명인 ‘노우넨 레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것도 제한되었다.

 

갈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노우넨이 2015년에 개인기획사를 설립한 것이었다. 대부분 매니지먼트는 연예인과 독점계약을 체결한다(일본에서 연예인과 매니지먼트의 관계는 표준계약서를 보면 알 수 있다). 노우넨은 2016년에 ‘논’으로 예명을 바꾸고, 매니지먼트와의 계약도 끝냈다. 그러나 탤런트로 드라마에 출연기회는 사라졌다. 괘씸죄에 걸린 것일까? 언론에 따르면, 섭외가 계속해서 들어 왔지만 매니지먼트가 방송사에 압력을 가해 TV 출연을 가로막았다는 것이다.

 

 

이는 잘 나가는 여배우가 매니지먼트와의 ‘노예계약’으로 활동이 어려워진 사례로 꼽힌다. 특히 일본에서는 연예매니지먼트의 권력이 절대적이라서 방송사도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대표적인 예가 인기 아이돌 그룹 SMAP와 쟈니스사무소의 관계이다. 이에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11월 매니지먼트를 그만둔 연예인이 일정 기간 활동을 금지하도록 한 계약이 독점금지법에서 금지한 우월적 지위남용에 해당할 수 있으며 악질적인 경우에는 행정처분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참고로 노우넨이 레프로로부터 이지메(갑질)를 당했다고 처음으로 보도한 것은 주간분슌(週刊文春)이었다. 레프로는 명예훼손으로 제소했다. 2020년 10월 일본 대법원(최고재판소)는 일부 사실을 인정한 고등법원의 판결을 인용했다.

 

이에 주간분슌에 총 440만 엔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노우넨과 레프로의 갈등은 양자간의 갈등을 넘어 일본 연예인과 매니지먼트간의 오래된 차별적 관계에 기인한다.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는 도외시한 채 개별적인 해프닝으로 끝나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마짱’과 촬영지 경제효과

‘아마짱’의 무대는 가공의 지역으로 처리되었다. 제1부는 고향, 제2부 도쿄였다. 고향의 무대는 이와테현 쿠지시(久慈市)이다. 쿠지시는 태평양에 면한 인구 3만 명 규모의 소도시이다. NHK는 아침드라마를 기획하면서 방송 1년 전에 쿠지시에 촬영지를 알렸다. 쿠지시는 시와 상공회의소, 관광협회가 아마짱 지원추진협의회를 구성했다. 방송 이후에는 아마짱 관광추진협의회로 이름을 바꿨다.

 

 

지원추진협의회는 아침드라마 촬영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세가지 사업을 추진했다. 우선 촬영지원사업이다. 촬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했으며, 엑스트라를 모집해 소개했다. 촬영관계자에게 편의도 제공했다.

 

둘째, 관광객 유치 정비사업이다. 드라마 로고 사용, 세미나, 지역정보 공유, 환영 스티커 작성 등을 추진했다. 셋째, 홍보사업을 추진했다. 촬영지 지도를 제작했으며, 특산물 판매, 이벤트에 출연자 초청 등을 실시했다. 쿠지시에서 매년 실시하는 ‘쿠시 가을 마츠리’(久慈秋まつり)에 노우넨도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