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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와 콘텐츠 투어리즘, 성지순례

by Emeth Media 2024. 2. 16.

2023년 최고의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출처: Inoue Takehiko 홈페이지, https://itplanning.co.jp/)

 

슬램 덩크(SLAM DUNK)는 만화에 출발해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성공해 성지순례까지 일으킨 킬러 콘텐츠이다. 만화는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코믹 잡지 ‘소년챔프’에 276회에 걸쳐 연재되었다. 원작자는 이노우에 다케히코(井上雄彦)이다. ‘슬램덩크’가 연재되자 ‘소년점프’는 역대 최고부수를 갱신했다.

 

만화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12개국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일본과 전세계에서 시리즈 누계 발행부수는 1억 7,000만 부를 돌파했다. 한국에서는 총 31권까지 누계 발행부수가 1,450만 부에 이른다.

 

슬램덩크의 성공

스토리는 불량 고교생이 농구선수로 도선하는 성장드라마이다. 주인공 사쿠라기 하나미치(桜木花道)는 농구부 주장 여동생 아카기 하루코(赤木晴子)의 권유로 농구부에 들어간다. 하나미치는 농구에 재미를 느끼며 능력을 발휘해 전국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노력한다. 농구선수엿던 원작자 이노우에는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연재는 완결되지 않은 채 중단되었다.

 

 

'슬램덩크'는 단행본도 나왔다. 1991년부터 1996년까지 총 31권이 출간되었다. 완전판은 2001년부터 2002년까지 모두 24권이 발행되었다. 재편집판도 2018년에 20권으로 나왔다. 관련서적도 다수 출간되었으며, 관련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관련상품으로는 CD와 VHS, DVD, Blu-ray 등이 발매되었다. 이외에도 농구화와 유니폼 등도 인기를 끌었다.

 

만화 '슬램덩크'는 일본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끌었다. 발행부수뿐만 아니라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예를 들면, 2006년 문화청에서 실시한 일본 미디어 예술 100선의 만화부문에서 1위를 올랐다. 문예지 ‘다비친’가 2009년에 만화가와 평론가, 작가, 디자이너 등 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믹 랭킹 150에서 ‘슬램덩크’가 1위로 선정되었다. 2021년 8월에 TV매거진이 실시한 만화 추천 랭킹에서 ‘진격의 거인’, ‘One Piece’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일본판 코믹 '슬램덩크'(출처: https://itplanning.co.jp/works/cat_works/slamdunk/)

 

슬램덩크, TV애니메이션과 게임

한편 TV애니메이션으로는 1993년부터 1996년까지 민방 TV아사히에서 방송되었다. 제작은 도에이동화(東映動画)가 맡았다. 고교 대항 대회에 출전이 결정돼 경기장으로 출발하는 장면까지 제작했다. 대부분 원작에 충실했지만,

 

오리지널 스토리도 몇 군데 집어 넣었다. 2년 반 동안 101회가 방송되었다. 2013년에는 애니메이션 제작 20주년을 기념한 이벤트가 개최되었으며, 2014년에는 동영상 전송서비스에 무료로 전송되었다.

 

 

게임은 1994년 3월에 반다이(バンダイ)가 발매했다. 타이틀은 ‘From TV animation 슬램덩크’이다. 반다이는 1994년 3월부터 1995년까지 8편을 내놓았다. 이후 반프레스토(Banpresto)와 도데이 애니메이션에서 2013년 2월까지 3편을 발매했다.이중에서 1995년 4월에 발매된 게임은 TV애니메이션에 기반한 팬을 위한 작품이었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모두 다섯편이 공개되었다. 배급은 도에이(東映)가 맡았다. 1994년 3월에 ‘슬램 덩크’와 7월에 ‘슬램 덩크 전국 제패!, 사쿠라기 하나미치’가 공개되었다.

 

이후 1995년 3월에 ‘슬램덩크 쇼호쿠 최대 위기! 타올라라 사쿠라기 하나미치’, 7월에 ‘슬램 덩크 짖어라 농구의 혼! 하나미치와 류카의 뜨거운 여름’이 개봉했다. 이들 애니메이션은 NHK 위성방송을 통해 2006년에 방송되었다. 한편 2022년 12월에 개봉된 ‘The First Slam Dunk’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The First Slam Dunk

‘The First Slam Dunk’는 개봉 전부터 일본 국내외에서 화제를 불렀다. 일본에서는 개봉 이틀간 84만 명을 동원해 흥행수입 12.9억 엔을 올렸다. 이후 8주 연속으로 1위를 지켰다. 개봉 67일 만에 흥행수입은 100억 엔을 돌파했다. 여세를 몰아 일본에서 2023년 흥행수입 1위를 기록했다. 흥행수입은 157.4억 엔, 관객동원수는 1,088만 명이었다.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중국에서는 2023년 4월 말에 개봉했다. 관객동원수 1,000만 명을 넘었으며, 흥행수입도 개봉 4일만에 78억 엔을 돌파했다. 중국에서 상영되는 해외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초유의 인기이며, 사회현상으로 발전했다.

 

한국에서도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한국판에서는 등장인물은 강백호과 서태웅으로 바꾸었으며, 지명도 한국어로 고쳐서 공개했다. 특히 2023년에 공개된 ‘The First Slam Dunk’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일본 언론에도 소개되었다.

 

 

슬램덩크와 성지순례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성공으로 성지순례도 잇따랐다. ‘슬램덩크’의 무대는 가나가와현 쇼난(湘南) 지역이다. 만화가 등장하는 고등학교 등은 모두 가공으로 처리했다. 원작자 이노우에는 배경이 되는 무대를 세밀하게 묘사했다. 쇼난은 도쿄에서 전철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근교이다. ‘슬램덩크’의 배경이 된 무대가 여러 곳이다.

 

 

성지로 가장 유명한 곳은 ‘가마쿠라고교역’ 건널목이다. 건널목을 통과하는 전철과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는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장소이다. 하나미치와 하루코가 만나는 장면으로도 유명하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는 실제 장소를 세밀하게 묘사했다.

 

그런데 전철이 통과하는 건널목 주변은 기념 촬영을 하려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너무 관광객이 몰려 들기도 하고, 차도에서 촬영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러한 성지순례에는 중국과 대만에서 온 관광객이 많았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끈 만큼 관광도 무대를 찾는 경우가 많았다. 관광객은 예상을 뛰어넘어 불편을 야기하기도 했다. '카마쿠라고고역' 건널목은 중국 단체관광은 금지하기도 했으며, 주말과 휴일에 배치하던 경비원을 평일로 늘리기도 했다.

 

 

가마쿠라 고등학교도 성지 중의 하나로 꼽힌다. 가마쿠라고교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쇼호쿠고교의 라이벌 료난고교의 모델이다. 결승리그에서 쇼호쿠와 료난이 경기하는 체육관은 히라츠카 체육관이다. 체육관 내부뿐만 아니라 주변도 사진을 찍어 놓은 듯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히로시마도 성지로 떠올랐다. 산노공고와의 경기가 히로시마를 무대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에 만화에 등장하는 체육관과 온천, 식당, 산책로 등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한편 산노공고의 모델은 아키타현에 있는 노시로공고이다.

 

 

아노우에는 노시로공고에 찾아와 취재와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노시로시에는 농구박물관이 있는데 쇼호구고교의 유니폼과 선수 사진, 이노우에의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애니메이션이 개봉된 이후 방문객은 2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The First Slam Dunk’에서 산노공고의 사와키타 선수가 찾아간 사찰과 비슷한 곳으로 유리본조시가 화제를 불렀다. 개봉과 함께 방문자도 크게 늘었다. 또한 쇼호쿠고교의 미야기 료타가 오키나와가 출신지라는 장면이 나오자 무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요미탄에 있는 해변은 료타가 형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해변 동굴이 있다.

 

료타가 형과 농구를 하던 곳은 차탄마치에 있는 공원이다. 쇼호쿠고교와 유니폼이 비슷한 차탄고교 농구부가 온라인에 소개되었다. 쇼호쿠고교의 전 감독은 료난고교 감독의 모델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