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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투어리즘④, 파급효과와 과제

by Emeth Media 2024. 2. 25.

 

고도의 의료서비스를 저렴하게! 새로운 투어리즘 분야로 의료 투어리즘이 주목을 받고 있다. 태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는 미국과 중국, 중동의 부유층을 겨냥한 상품을 일찌감치 내놓고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과 일본도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의료 투어리즘에 주목해 정책과 제도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서는 의료 투어리즘의 파급효과와 과제를 간단하게 정리한다.

 

1. 의료 투어리즘: 시장규모와 파급효과

의료 투어리즘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향후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IMARC Group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 투어리즘의 시장규모는 2022년에 673억 달러에서 2028년에는 3,37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23.6%씩 성장해 6년간 3배로 시장규모가 확대된다는 것이다.

 

①의료 투어리즘과 경제 활성화

의료 투어리즘이 주목을 받는 것은, 우선 경제 활성화를 들 수 있다. 의료 투어리즘 이용자는 경제적 능력이 되는 부유층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환자뿐만 아니라 동반인도 함께 장기체재를 하기 때문에 호텔과 쇼핑, 음식 등 소비액이 일반 관광객보다 많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②의료 투어리즘와 의료산업 활성화

둘째, 의료산업 활성화에서도 기여한다. 의료 투어리즘은 세계적으로 발달한 의료서비스를 찾아 이를 이용하고자 한다. 부유층은 각국의 의료서비스를 비교한 뒤 결정하기 때문에 국가별 경쟁은 치열하다.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치료법과 최첨단 의료기기를 도입해야 한다. 이는 비용을 동반하지만, 투자한 만큼 의료기술을 발전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의료기관이 외국인 환자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국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증명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으로부터 인증을 받는 것이 필요했다. JCI는 의료기관의 품질과 안전관리를 심사해 국제적으로 인증하는 기관이다.

 

 

JCI 인증은 진료를 받기 위해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진료를 받고 병원 문을 나설 때까지 진료와 치료의 모든 과정을 평가한다. 13개 분야에서 1,000여개의 항목을 심사한다. JCI 인증 유효기간은 3년이다. 의료기관은 JCI 인증을 받기 위해 세계 수준의 의료기술과 의료기기, 호스피탈리티를 도입해야 한다. 동남아시아의 의료 투어리즘 강국에는 JCI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이 다수이다. 한국에서는 세브란스병원이 최초로 2007년에 JCI 인증을 받았다. 이후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고려안암병원, 아주대병원, 인하대병원 등도 인증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JCI 인증에 회의적인 의료기관도 나오고 있다. 국제 수준의 의료기관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별도의 인증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지난 2010년에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의료기관인증제가 도입했다. 의료기관인증제는 의료서비스의 질과 환자의 안전을 평가한다. 2012년에 국제의료질 향상연맹(ISQuo)으로부터 인증기준과 조사원 교육 관련 인증도 받으면서 JCI 인증과 같은 공신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에 의료기관 중에는 JCI 재인증을 받지 않는 곳도 나오고 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중에서 JCI 인증을 가지고 있는 병원은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성모병원, 고려대안암병원 3곳이다. 특히 의료기관인증제는 정부의 지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JCI 인증을 받아 국제 수준의 의료기관임을 인정받은 곳은 의료기관인증제로 갈아타고 있다.

 

③의료 투어리즘의 관련분야 파급효과

셋째, 의료기관과 주변산업에도 파급효과를 제공한다. 외국인 환자가 동반자와 함께 입국하기 때문에 인바운드에 기여한다. 또한 의료기관은 외국어에 대응해야 하고, 코디네이터를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고용 창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호텔과 항공사, 여행사 등 주변산업도 더불어 성장할 수 있다.

 

 

2. 의료 투어리즘의 과제

①외국인 환자 대 국내 환자

의료투어리즘은 경제성장과 의료기관 활성화, 관광산업 파급효과 등을 불러일으키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국내 환자에 대한 역차별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국인 환자와 국내 환자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유층이 많은 외국인 환자는 고액의 진료비를 부담하며 최첨단 의료서비스를 받는다. 이는 의료기관에 막대한 이익을 제공한다.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의료 투어리즘에 기울 경우 국내 환자를 소홀히 할 수도 있다. 의료기관이 이익을 극대화한다면 영리병원으로 전락할 수 있다. 공적 의료서비스를 어떻게 얼마나 제공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②유능한 의료진 확보

둘째, 의료 투어리즘은 유능한 의료진을 확보하지 않으면 추진할 수 없다. 의사와 간호사, 치료사 등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의사 부족문제가 심각하다. 지역별 편차가 크고, 진료과도 서울에 편재되어 있다. 전문 의료진을 확보하지 않은 채 의료 투어리즘을 추진할 경우, 지방과 소외계층에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전문 의료진을 확보하는 것은 단기간에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정책으로 의료 투어리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③통역 등 관련 서비스 개발

셋째, 의료 투어리즘은 관련 서비스도 뒤받침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분야가 의료통역이다. 의료 투어리즘은 진료와 치료, 회복 등이 필요하며 생명과 관련된 행위가 뒤따르기 때문에 의사소통은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다. 의료진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진료와 치료가 어렵도 회복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 통역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고도의 의료진 육성만큼 중요한 과제이다.

 

 

대표적인 전문 통역인력 육성제도는 의료 통역사와 의료 관광 코디네이터가 있다. 우선 의료 통역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의료 통역 서비스 개선을 위해 2016년에 의료 통역능력 검정시험이 도입되었다. 시험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다. 검정시험은 1차에서 국제문화와 의료서비스, 병원시스템, 기초의학의 4개 항목을 평가하고 2차에서는 구술시험을 통해 외국어 표현의 정확성과 논리성, 의료지식을 확인한다. 응시언어는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아랍어, 몽골어, 베트남어의 7개 언어이다. 합격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발급하는 인증서를 받는다. 2023년 제8회 의료 통역능력 검정시험에서는 66명이 최종 합격했다. 언어별로는 영어가 3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중국어 18명, 일본어 8명, 러시아어 1명, 몽골어 3명, 베트남어 3명이었다. 최종 합격률은 27.4%이었다.

 

다음으로 국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하는 자격시험이다. 2013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치료와 요양 등 의료서비스를 체험하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의료관광 상담, 리스크 관리, 마케팅 등이다. 어학능력과 함께 보건의료나 관광분야를 전공하거나 관련 분야 실무 경험이 요구된다. 시험과목은 보건 의료관광 행정과 보건 의료서비스 지원관리, 의학용어 및 질환의 이해 등이며, 실기에서는 보건 의료관광 실무를 평가한다.

 

 

이외에 의료 투어리즘은 인적 자원과 함께 물적 자원도 갖추어져야 한다. 국제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의료 기기와 진단 장비 등 최첨단 의료 인프라도 갖추어야 한다. 의료 투어리즘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지만, 거위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기관, 의과대학, 장비업체, 의료진 등의 협력과 협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