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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투어리즘③,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대응

by Emeth Media 2024. 2. 24.

 

최근 저렴한 의료비로 고도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국가에서 진료과 치료를 받으면서 관광을 하는 의료 투어리즘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의료서비스도 다양해 건강검진에서부터 암이나 심장수술과 같은 전문치료, 성형에 이르까지 광범한다. 여기에서는 의료 투어리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태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움직임을 정리한다.

 

태국, 메디컬 투어리즘의 발상지

의료 투어리즘에서 가장 주목 받는 국가는 태국이다. 태국은 민간 의료기관에 의한 메디컬 투어리즘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거기다 풍부한 관광자원과 호스피탈리티도 강점이다. 진료와 치료, 미용,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의료와 관광을 결합한 형태이다.

 

 

그 시작은 1998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바트(THB)의 가치가 급락하자, 민간 의료기관이 해외에서 환자 확보에 나섰다. 태국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태국 정부는 2004년에 ‘메디컬 허브 구상’을 발표했다. 이를 추진할 기관으로 국제의료서비스지추진국(Office of Healthcare Service Promotion)을 설립했다.

 

이후 외국인에 대한 장기체재 비자 발급, 의료기관이나 제약업이 국내에 투자할 경우에 투자위원회를 통한 법인세 면제 등 혜택 부여, 50개 병상 이상의 대형병원에 대한 투자 촉진, 특정지역(치앙마이와 후아힌)에서 외국인 의료분야 투자 허가 등을 추진했다. 이슬람교도를 불러 들이긴 위한 대응으로 할랄 인증제도 도입했다. 민간 의료기관은 관광청과 연계해 세계 각지에서 의료 투어리즘 전시회와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홍보에도 나섰다.

 

태국에는 민간 의료기관이 발달했다. 최대 의료그룹은 BDMS(Bangkok Dusit Medical Services)이다. 거점에 해당하는 방콕병원은 호주의 엡워스병원(Epworth HealthCare)과 병원관리시스템와 수면장애를 공동으로 연구했으며, 중국의 대학교와 제휴해 한방 등 중국의 전통의술도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전용의 방콩국제병원은 26여개 국어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한편 밤룽래드병원(Bumrungrad International Hospital)은 2002년에 JCI 인증을 취득했으며, 암친료와 성형 등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고품질 의료시설과 의사를 확보하기 위한 연수제도와 국제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인증을 받은 병원이 많다. 태국에서 의사는 고도의 의료기술을 연마하기 위한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한다. 외국 의사 면허를 가진 의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지원정책에 의해 외국인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태국 병원을 이용한 외국인은 2001년에 55만 명에서 2005년에는 120만 명으로 늘어났으며, 2012년에는 253만 명으로 성장했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미국과 영국, 중동, 호주 등이었다. 2022년에는 280만 명으로 늘어났으며, 소비액은 5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엔데믹 시대에 회복되고 있다.

 

싱가포르 메디신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인 싱가포르는 의료 선진국으로 통한다. 고도의 의료기술을 활용해 세계적인 부유층을 불러 들이고 있다. 정부 주도로 의료 투어리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2003년에 의료 거점을 추진하기 위해 ‘싱가포르 메디신’(Singapore Medicine)을 발족했다. 싱가포르 메디신은 싱가포르를 아시아 의료 허브로 발전시키고 외국인 환자에게 세계 최고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과 최신설비를 갖추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주도하는 것은 싱가포르 보건부이며, 경제개발청과 국제기업청, 관광국, 의료업계가 협력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인증 취득을 권장하고 있다. 2013년에 22개 시설이 JCI를 취득했다. JCI 취득은 외국인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선택할 때에 참고가 된다. 또한 싱가포르는 의료기술이 세계수준이며 해외에서 치료를 위해 방문하는 환자가 많다. 또한 여행사가 보험회사와 손잡고 의료 투어리즘 이용자 대상으로 해외여행상해보험도 제공하고 있다.

 

의료 투어리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민간병원으로는 싱가포르 최대 민간 의료 기관 래플스 메디컬그룹(Raffles Medical Group)이다. 래플스는 싱가포르에서 80여개의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시아 5개국에 14개 도시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베트남, 캄보디아, 러시아, 방글라데시 등에 사무소를 설치했다.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부유층을 대상으로 1982년부터 항공회사, 호텔과 공동으로 일반진료 프로그램을 개발해 판매했다. 그뒤 소아진료, 산부인과 진료, 암검진 등의 전문진료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또한 고령자 및 소아 영양관리 프로그램, 당뇨병 치료 프로그램 등을 도입했다. 상하이와 베이징에도 진출해 한방과 조합한 의료 투어리즘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 외국인 환자는 66만 명, 2011년에는 85만 명으로 늘어났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3년에 보다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의료기관과 의과대학, 연구소 등을 한 곳에 묶는 HealthCity Novena 구상을 발표했다. 2030년에 완성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MM2H 정책

말레이시아도 정부 주도로 의료 투어리즘을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00년대에 접어 들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 중점분야의 하나로 의료 투어리즘을 설정하고 매년 100만 명의 외국인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09년 보건부 산하에 말레이시아 의료투어리즘협의회(MHTC)를 설립했으며, 경제기획원과 말레이시아 민간병원협회(APHM)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말레이시아 보건품질학회(MSQH)를 설립해 품질기준을 높이기 위해 대응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에 비해 의료비가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이슬람교도를 위한 할랄을 도입하고, 숙박설비도 개선했으며, 여성 환자를 여성 의사가 진료하도록 하는 등 대응을 서둘렀다. JCI 인증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입국도 2011년에 58만 명에서 2015년에는 80만 명으로, 2019년에는 122만 명으로 늘어났다.

 

말레이시아에는 아시아 최대 민간병원 운영회사 IHH(Integrated Healthcare Holdings)가 있다. 세계 3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IHH는 2010년에 설립되었다. 말레이시아 정부 투자기관이 출자했으며, 미쓰이물산, 시티은행이 투자하고 있다. IHH는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동유럽, 중동, 북아프리카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튀르키에와 인도에도 진출했다.

 

MHTC는 2024년 의료 투어리즘을 통해 24억 링깃(약 6,690억 원)의 수익을 얻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23년 12월부터 중국과 인도 관광객의 비자를 면제를 시행해 최대 30일간 비자 없이 체재를 인정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는 장기체류정책으로 'MM2H'(Malaysia My Second Home)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