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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와 콘텐츠 투어리즘①, 신칸센 연장과 관광산업

by Emeth Media 2024. 3. 16.

1. 서론

일본사람들은 철도사랑이 유별나다. 지난 2015년 3월 오사카와 삿포로를 오고가는 특급 열차 트와일라잇 익스프레스(トワイライトエクスプレス)의 은퇴식에 전국에서 3,500여 명이 몰려들었다. 26년간 운행된 침대열차가 신칸센 시험운행으로 폐지되자 아쉬움을 가지고 몰려든 것이다. 마지막 열차 승차권을 구하기 위해 밤새운 사람도 있었고, 마지막 순간을 카메라에 담기 위한 자리다툼도 치열했다.

 

 

한편 2024년 3월 16일 운행을 시작하는 호쿠리쿠(北陸) 신칸센 카나자와(金沢)・츠루가(敦賀)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시카와현 카나자와역에서 후쿠이현 츠루가역을 잇는 125Km 구간 연장에 관심은 뜨거웠으며, NHK 등 주요 언론이 크게 보도했다. 콘텐츠 투어리즘의 관점에서 일본인의 철도사랑을 정리한다.

 

2. 철도팬의 관심 분야와 활동

철도를 좋아하는 사람들, 즉 '철도팬'으로 알려진 이들이 관심있는 분야와 활동을 다양하다. 철도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노리테츠'(乗り鉄), 촬영을 좋아하면 '토리테츠'(撮り鉄), 모형을 수집하는 사람은 '모케테츠'(模型鉄)라고 부른다. 이외에 차량을 연구하는 사람, 철도소리와 음향을 녹음하는 사람, 시각표와 역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사람, 설비나 운전에 관심을 가진 사람, 철도 법규와 규칙을 연구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철도 관련 게임이나 만화, 소설 등에 몰두하는 사람도 있다. 

 

 

일본뿐만 아니라 철도팬을 전세계에 많다. 영어로는 '레일로드 팬'(railroad fan)이라고 하는데 railfan, rail buff, train buff, railway buff, railway enthusiast, trainspotter, foamer, anorak, ferroequinologist 등 부르는 말도 다양하다. 한국에서도 철도 동호회나 철도팬, 철도 애호가, 철도 매니아로 부르기도 하고, 젊은층에서는 철도덕후, 철덕이라고도 한다. 

 

 

3. 호쿠리쿠 신칸센 연장선

1) 데뷔식과 은퇴식

3월 16일 새벽에 츠루가역에서 첫차가 출발하는 시간에 맞춰 출발이벤트가 개최되었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사람들이 새벽부터 몰려 들었다. 발차멜로디가 울리자 여배우 나카죠 아야미(中条あやみ)가 출발을 외쳤다. 열차가 움직이자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터졌으며, 박수와 탄성이 올랐다. 첫차를 타기 위해 교토와 기후현 , 토야마현 등 멀리서 달려온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한편 도쿄역에서도 출발이벤트가 열렸다. 테이프 커팅식이 열린 뒤, 여배우 하마베 미나미(浜辺美波)가 출발을 알리자 '카가야키 501호'(かがやき501号)가 츠루가역을 향해 달렸다. 첫차를 타려고 몰려든 승객은 여행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도쿄역을 출발한 첫차가 츠루가역에 도착하자 

 

신칸센 연장 개업 보도하는 NHK뉴스(출처: NHK, www.nhk.or.jp)

 

신칸센의 연장으로 기존 JR호쿠리쿠 본선 운행은 마감했다. 그 마지막 열차는 많이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후쿠이역을 출발했다. 심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손을 흔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자정이 지나 마지막 열차의 후쿠이역 도착에 맞춰 은퇴식이 열렸다. 120년 넘는 운행에 막을 내렸다. 

 

2) 관광산업 진흥 기대

신칸센의 연장으로 도쿄역에서 츠루가역까지 소요시간이 50분 정도 단축되었다. 앞으로 츠루가역에서 오사카역까지 신칸센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이시카와현과 후쿠이현은 철도팬과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시카와현은 2024년 1월 1일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곳이라 지역활성화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이러한 기대가 데뷔식과 은퇴식에 쏠린 것이다.

 

 

이번에 연장된 카나자와역에서 츠루가역까지 구간에는 정차역이 4개 생겼다. 이들 정차역을 온천 명소이기 때문에 도쿄에서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장에 맞춰 홍보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정차역이 생긴 카가시(加賀市)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7년 전부터 동영상을 제작해 홍보해 왔다. 신칸센 연장을 앞두고 새로운 동영상을 업로드했으며, 동영상 출연자와 지역 주민 등이 모여 이벤트를 개최했다.   

 

카가온천역 홍보 동영상

 

신칸센 연장으로 철도팬과 관광객 증가를 내다보고 호텔도 개업했다. 후쿠이시에서는 신칸센 연장 전날에 호텔 개업식이 열렸다.  코트야드 바이 매리어트(Courtyard by Marriott)은 후쿠이역 앞에 호텔을 개업했다. 역 주변 재개발의 복합시설 상층부에 객실을 마련해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후쿠이현은 '공룡왕국 후쿠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공룡 화석이 발견되었다며 신칸센 연장 개업에 맞춰 후쿠이역 주변에 공룡 로봇과 모니터 등을 설치했다. 개업이 다가오자 후쿠이현은 공룡 기념물과 로봇을 22개로 늘렸다. 지역의 관광자원을 활용해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

 

4. 철도와 콘텐츠 투어리즘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철도는 중요한 이동수단이었으며, 관련된 문화도 발달했다. 새로운 차량이 등장하거나 사라질 때마다 몰려 들고, 역 전용 도시락을 찾아 다니는 여행자도 늘어나고 있다.  철도여행뿐만 아니라 철도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 변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 투어리즘, 성지순례에서 철도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