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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투어리즘: 테마 파크와 프로도 경제학

by Emeth Media 2024. 2. 6.

콘텐츠 투어리즘이 본격적으로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영화에 기인한다. 영화가 흥행을 거둔 뒤에 그 촬영지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이를 스크린 투어리즘(screen tourism)이라고 한다. 필름 투어리즘, 로케 투러이즘으로도 불린다.

 

지자체나 관광기관의 입장에서는 영화 촬영지나 서사구조로 관광객을 불러들이기 위한 정책이나 사업으로 이해할 수 있다. 주체에 따른 해석이 다르기는 하지만 스크린 투어리즘은 여행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다. 스크린 투어리즘에 대한 간단한 정의, 동향, 대표작을 몇 편 소개한다.

 

 

스크린 투어리즘이란

명화는 대부분 그 촬영지로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로마의 휴일'이나 '타파니에서 아침을' '사운드 오브 뮤직' 등 오랫동안 사랑받은 명화는 그 촬영장소도 영화만큼이나 유명하다. 영화 팬들이 영화 촬영지 등을 방문하는 것을 스크린 투어리즘이라고 한다. 

 

 

블록버스터와 테마 파크

미국의 불록버스터는 아예 테마 파크를 만들어 방문객을 연중 불러들인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배경 등을 재현한 시설을 통해 영화를 체험하고 어트랙션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테마 파크는 지속적으로 방문객을 부를 수 있으며, 관련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콘텐츠 투어리즘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형태이다. 대표적으로 디즈니랜드(Disneyland)와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s)가 있다.

 

 

디즈니랜드 리조트는 테마 파크의 선구자이며, 전세계에 산재한 테마 파크는 유명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에는 디즈니파크와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밴처(Disney California Adverture)가 있다.

 

 

디즈니파크는 1955년에 세계 최초의 테마 파크로 개장했다. 지금까지 입장객은 5억 1,500만 명에 이른다. 디즈니파크는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위치하는데, 지역경제가 미치는 영향을 절대적이다. 디즈니파크가 캘리포니아에 미치는 경제적 효고는 연간 47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의 두번째 테마 파크는 2001년에 개장한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밴처이다. 원래 1950년대 후반부터 건설 계획이 있었지만, 실현된 것은 1990년대 후반이었다. 2018년에 '니모를 찾아서', '토이 스토리' 등을 제작한 픽사 스튜디오 관련 시설인 '픽사 피어'가 개장했다. 개장 이후 방문객이 늘어나 2014년에는 연간 870만 명이 입장했다.

 

한편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헐리우드와 플로리다에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헐리우드는 영화 제작현장을 공개하면서 시작되었으며, 1964년부터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플로리다는 1990년에 개장했다. 영화와 드라마 등의 콘텐츠산업을 테마로 만들어졌다.

 

반지의 제왕과 프로도 경제학

스크린 투어리즘에서 의미잇는 작품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우선 2001년에 나온 '반지의 제왕'은 뉴질랜드을 유명 관광지로 바꾸어 놓았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은 흥행수익 29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아카데미에서는 1편 반지 원정대가 시각효과상 등 4개 부문, 2편 두개의 탑이 시각효과상 등 2개 부문, 3편 왕의 귀환은 작품상 등 11개 부문을 수상했다. 촬영은 뉴질랜드 150여 곳에서 진행되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을 촬영한 뉴질랜드는 영화만큼이나 주목을 받았다. 영화 팬이라면 호비튼 무비세트(Hobbiton Movie Set)를 반드시 들른다. 이곳은 영화 촬영 세트가 보존되어 있다. 아이센가드 정원, 카이토게 공원, 퀸엘리자베스 공원, 와이타레레 숲, 타카카 언덕, 아벨타스만 국립 공원 등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 지역이 관광명소가 되었다. 이 영화가 개봉한 이후 뉴질랜드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수는 연평균 6%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주인공 이름을 빌려 '프로도 경제학'(Frodo Economy)이라고 한다. '반자의 제왕'으로 뉴질랜드가 얻은 직접 수익은 2억 5천만 달러, 고용효과는 2만 여명, 관광수입은 39억 달러에 이른다. 조금 과장하면 '반지의 제왕'이 뉴질랜드는 살렸다고 할 정도로 경제적 효과는 막대했다.

 

해리포터 시리즈

2001년 공개되기 시작한 해리포터(Harry Potter)는 막대한 흥행수익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촬영지도 관광객이 물려들었다. 이 시리즈는 2001년 '마법사의 돌'부터 2011년 '죽음의 성물2'까지 8부작이 개방했으며, 총 흥행수익은 77억 달러, 우리돈으로 10조 원을 넘는다. 이외에 게임과 상품화 등을 합치면 경제적 효과는 막대하다. 

 

 

촬영은 주로 영국 런던과 옥스포드, 에딘버러 등에서 이루어졌다. 런던 킹스 크로스역은 관광명소가 되었다. 영화 속 호그와트로 가는 '9와 4분의 3 승강장'을 재현해 놓았다. 이곳은 찾는 관광객은 벽을 행햐 카트를 미는 인증샷을 찍는다. 이외에도 클로스터 대성당은 7편 중에서 3편에 나오며, 호그와트 학교의 복도 등의 장면에서 주로 등장했다. 옥스포드 크라이스트처치도 빼놓을 수 없다. 대연회장으로 자주 등장했다. 

 

 

노섬벌랜드주에 있는 안위크성(Alnwick Castle)은 호그와트 학교의 배경으로 사용되었다. 영화 개봉 전후에 관광객이 3배 정도 늘었다. 개봉 전인 2000년에 방문객이 5만여 명이었던 것이 2002년에는 14만여 명으로 급증했다. 안위크성은 해리포터 이외에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이용되었다.   

 

필름 커미션

그러나 촬영지만으론 여행객을 계속해서 불러들일 수는 없다. 관련 관광자원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일회성 방문에 그칠 수도 있다.

 

지자체는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를 유치해 경제효과를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이를 위해 촬영을 지원하고 편의를 제공한다. 영화 엔딩롤에 협력이라는 자막과 함께 '필름 커미션'(film commission)이 눈에 띈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 영화 촬영지를 유치하고 촬영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이는 194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영국과 호주, 캐나다 등으로 확대되었다. 일본에서는 2000년 오사카 필름 카운실이 설립되었으며, 지역별 조직을 묶는 전국 규모의 조직으로 발전했다.

 

OTT와 스크린 투어리즘

최근 OTT서비스는 콘텐츠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다. 콘텐츠 투어리즘과 스크린 투어리즘도 예외는 아니다. 전세계 동시시청이 가능해지면서 콘텐츠의 파생효과도 즉각적으로 나오게 되었다. 또한 VR(Virtual Reality)과 AR(Augmented Reality), MR(Mixed Reality) 등으로 대표되는 XR은 콘텐츠 투어리즘에 또다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