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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투어리즘: 정의와 최신 동향

by Emeth Media 2024. 2. 3.

최근 미디어학과 관광학에서 콘텐츠 투어리즘이 인기를 끌고 있다. 문화유산을 둘러보거나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의 배경이나 촬영지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디어와 관광학에서는 새로운 연구분야로 주목하고 있다. 콘텐츠 투어리즘이 무엇인지 그 정의와 최신 동향을 살펴본다.

 

영화 '로마의 휴일'의 명작면으로 꼽히는 '진실의 입'

 

콘텐츠 투어리즘(contents tourism)

일반적으로 콘텐츠 투어리즘은 유명한 콘텐츠에 등장하는 이야기(서사)나 캐릭터, 촬영지 등을 보기 위한 목적으로 여행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명 콘텐츠는 대중문화의 다양한 장르가 해당하는데, 여기에는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시, 게임, 웹툰, 웹소설, 다큐멘터리, 음악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대표적으로 오드리 햅번(Audrey Hepburn)을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린 영화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를 빼놓을 수 없다. 영화에서 앤 공주와 조 블랜들 리가 만나는 스페인 광장은 전셰게 연인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낭만의 장소가 되었다. 영화를 본 사람 중에 로마를 여행한다면 '진실의 입'이 있는 곳은 반드시 찾아갈 것이다.

 

애니메이션 성지순례

한편 애니메이션 성지순례(anime pilgrimage)는 콘텐츠 투어리즘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팬은 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고 애니메이션의 무대가 된 지역을 방문해 실제 등장인물이 되어 애니메이션의 장면을 재연하기도 한다. 이는 '성지순례'라고 불린다. 이는 지역에 성지라는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들거나 새로운 가치를 추가해 여행과 체험, 학습 등을 제공하는 현상이다.

 

199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며, 2000년대 이후 '성지순례'라는 개념이 정착되어 지금은 일반화되었다. 그 선구적 역할을 한 애니메이션이 '플리즈 티처'(お願い☆ティーチャー)이다. 배경이 된 나가노현 오마치시에 잇는 키자키 호수는 팬이라면 당연히 찾아가야 하는 곳, 즉 성지순례의 대상이 되었다. 방문객이 늘어나자 애니메이션 팬과 지역주민이 공동으로 미화작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성지순례를 만든 '플리즈 티저'의 키자키 호수(출처: GoNAGANO)

 

콘테츠가 팬덤을 형성하는 현상은 다양한 파생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팬덤은 관련 상품을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직접 콘텐츠 속으로 들어가기를 원하며, 더 직접적인 체험과 경험을 원한다. 이는 캐릭터나 뮤지션, 아티스트도 예외는 아니다. 예를 들면, BTS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거나 맴버가 머문 곳은 팬이라면 방문하고 싶은 장소로 꼽힌다. 특히 아미는 반드시 가야하는 곳이기도 하다.

 

 

한편 최근 콘텐츠 투어리즘을 둘러싼 환경을 급변하고 있다. 미디어기술이 발전하고, 이용하는 미디어도 다양화되고 있다. 또한 플랫폼도 전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콘텐츠 소비도 국내에 머물지 않고 국경을 넘어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OTT(Over The Top) 서비스가 급속하게 보급되면서 전세계인이 같은 드라마나 영화를 동시에 소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공감영역도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즉 콘텐츠 투어리즘은 국격을 초월해 다양한 미디어를 넘나드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방문지역도 전세계로 넒어지고 있다.

 

콘텐츠 투어리즘, 연구의 시작

옛날에도 문학작물에서 감동을 받아 그 배경을 찾아가는 여행이 있었으며, 문학 투어리즘은 이를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콘텐츠 투어리즘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관광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정책적 연구와 애니메이션 투어리즘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전자는 정부기관이나 관련 연구소 등에서 콘텐츠와 관광(여행)을 융합해 방문자를 늘려 지역 활성화를 위한 산업적, 정책적 측면에서 시작된 것이다.

 

 

반면 후자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배경을 찾아 나서는 이른바 '성지순례'라는 현상을 분석하는 연구에서 시작되었다. 이는 관광현상, 여행자나 지역사회의 행위자 행위 등을 민속지학(ehnography)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2000년 이후 일본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기 시작한 새로운 경향이다.

 

온라인 시대, 콘텐츠 투어리즘의 미래

최근 급변하는 미디어환경은 콘텐츠 투어리즘의 재정의를 요구하고 있다. 우선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의 보급이 급증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쉽게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Google, Apple, Facebook(Meta), Amazon, Microsoft 등 GAFA로 불리는 플랫폼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Netflix와 Amazon Prime Video, Disney+ 등 글로벌 OTT사업자가 등장해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의 콘텐츠를 전세계로 전송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세계인이 같은 시간에 소비하고 공감하는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Netflix에서 전송된 '사랑의 불시착'이나 '오징어 게임'은 전세계인이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높였고 방문자도 늘렸다. 이들 드라마는 한국과 관련된 검색량을 늘렸다. 2021년 9월에 UNWTO(세계관광기구)는 Netflix가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OTT서비스를 통해 시청한 특정 국가의 문화를 직접 보기 위해 여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사랑의 불시착'(출처: Netflix)

 

OTT서비스는 콘텐츠 소비행태를 바꾸어 놓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19로 눌려 있던 관광수요가 풀리면서 방문객이 폭증해 홍역을 앓는 지역도 있다. 콘텐츠 투어리즘뿐만 아니라 엔데믹 이후 관광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부정적인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조용했던 마을이 갑자기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어 현지 주민의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여행자의 방문을 거부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콘텐츠 투어리즘을 재정의해야 하는 때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한국에 대한 관심을 불러이으킨 '오징어 게임'(출처: Netflix)

 

이러한 문제의식에 보면 콘텐츠 투어리즘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시도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콘텐츠 투어리즘에 대한 기존 정의를 훑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콘텐츠 투어리즘을 둘러싼 환견변화를 분석하고, 사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